단상

'한때 사랑이라 믿었던'것들과의 결별을!

공고지 2009. 3. 19. 08:31
나는 오늘, 오래되어 익숙해진, '그래서 한때 사랑이라 믿었던' 어떤 것들과 이별하려 한다.
내 자존과  자아의 고통스럽고도 환희로울 해방을 위해 결별의 쓴 잔을 기꺼이 마실 것이다.

 어릴때부터 부모의 폭력을 경험한 사람은 그 폭력을 저주하면서도 어느새 그 행위의 주체자가 되어있는 자신을 보고 있거나, 남편의 폭력에 익숙해진 사람은 그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다고 했다. 애인을 끝없이 폭행하고도 사랑해서 질투때문에 그랬다고 이해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마음여린 (아니 바보같은) 여인은 '그래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걸' 이라고 용서하고 또 당하는 일이 반복된다던가.
그 고리를 끊어주지 않으면 상대편도 자기자신도 결국 피폐해진다.
'사람 다 거기서 거기지. 그렇게 용서하고 화해하고 살아가야 평화'롭다고?
누구의 평화? 누구의 질서?

나는 연인관계나 부부관계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래되어 익숙하고 친밀감으로 싸여진, 그래서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이의를 제기하는 순간 불편함, 또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관계들, 그속에 내재된 관행화되어버린 권력구도를 말하려는 것이다.
공식화 되는 순간, '뭘 그런걸 제기하느냐' 또는 '공연히 태풍을 일으키느냐' 그야말로 '찻잔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는 어떤 것들. 어쩌면
 나 스스로도 '그래 정말 뭘 그런걸 가지고' 라는 심리에 왜소해지기도  하는..
물론 나는 소리내어 떠들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잃을것이 있거나 태풍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공론화될때 나타날 수 있는 2차적 상처받기가 싫기 때문이다. 싫다는것, 그래 싫기 때문이다.
그럴만큼 가치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나는 나와 약속한다. 이제 더는, 익숙해져 있어서, 익숙한 그 구조가 상처받을까봐 내가 배려하지는 않으리라는 것, 내가 상처받지 않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다짐이다.
훌훌 털어버릴 것이다.
자유롭게, 아, 갑자기 이 말을 하는순간 환희의 빛 같은것이 내 온 몸을 자극한다.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을 흔들며(이 말이 여기에 맞나??)
아무튼 힘차게 흔들며 나를 억압하는 것들과 결별해 나갈 것이다.
'자유'를 존중하는 모든 이들이여 나와 당신들을 위해 건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