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주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5.23 허상

허상

카테고리 없음 2009. 5. 23. 09:57
 

사람은 몇 사람 모이기만 하면 뭔가 조직을 만든다. 친목회, 반상회, 낚시회, 등산회..수영모임, 계모임.. 뭔가 틀을 구성하고 회비를 걷거나 규율을 만들고 관리가 시작된다. 조직은 어떤 형태의 것이든 수직적이고 관료주의적인 형태를 띠게 되고 조직보존논리나 조직이기주의가 작동되게 된다.

우리는 대개 타인이 내가 속한 조직에 대해 비하적인 발언을 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하게 되면 펄펄뛴다. 그렇게 ‘내 울타리’ ‘내 동향’ ‘내 민족’ 의 아집은 경쟁의 동력이 되어 발전논리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꼬시래기 제살 뜯기’다. 도대체 내가 펄펄뛰며 수호하려는 그 조직이 내게 무엇이지? 그랬다.

운동이라는 걸 하면서도 그랬고 시민단체일 하면서도 그냥 내 일만 잘 하면 되지 공연히 다른 조직 일에 기웃거리고 다른 조직이 내가 속한 조직 흠집(?)내면 흥분하고.

이미 지향했던 조직의 성격이나 형태는 ‘부서진 이름’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남아 여전히  이름자 앞에 그 조직을 붙이게 되고. 그 조직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이 마치 나의 정체성을 입증이라도 하는 것처럼 행세하게 된다.

에릭프롬이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말한 ‘자발적 속박’의 의미일 것이다.

어디엔가 소속되었을 때 안정을 느끼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유로부터 도피한다는 것.

그래서 진정한 자유의 모습을 인간에게서 기대하기는 참 어려운 것인가?

때로 자신의 내면적 욕구와 정체성을 구현하기위해 자유롭고자 하는 사람들은 시대의 기인이 되거나 미치광이 가 되는 것이고.


요즘 조직이라는 울에 갇혀 초라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꾸 보인다. 무슨 목숨 걸 중요한 일도 아닌데, 이미 빛바랜 옛 추억의 연인을 부여안듯 벗어나지 못하는 집착과 아집.

여전히 그 옛 연인은 나의 것이어야 하고 내가 관리해야 하고 나만 추억하고 사랑해야 하는 초라한 집착을 보는 것 같은 씁쓸함을 많은 이들의 모습에서 본다.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조직구조는 권력 수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태반인 이율배반의 현상들, 삼각형의 꼭대기 점에 어느 누가 서고 누구는 두 번째 줄, 세 번째 줄이 되는 구조, 나이로 직책으로 목소리크기로 구성되면서 형식은 회의라고 이름 붙인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무심했던 것들이 왜 이리 섬세하게 느껴지는가?

그래 ‘조직의 쓴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니 쓴 맛 이라기보다는 허상 같은 것을 보았다 하는 게 정확하겠다. 조직이라는 이름을 앞에 두고 관행화되어 온 관료주의의 횡포,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수용되고 사람들이 귀찮아 무심해지는 사이에 소수의 효율은 소수의 독재로 고착화되어 버리는.
대안없는 넋두리?? 그러게 누구  상쾌한  대안 좀 내어보소!

Posted by 공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