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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6 아침, 도덕산에서.

아침, 도덕산에서.

단상 2009. 5. 6. 10:06
도덕산 가는 아침, 동네풍경

"비타민 먹어!"
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 아이에게 엄마가 쫓아 가며 다그친다.
"알았어!"
아이는 유치원차를 기다리는 친구들 쪽으로 달려 가며 야무지게 내뱉는다.
그 옆에서 또 어떤 엄마는 여자아이에게 다그친다.
"뛰지마, 그러니까 기침하지"
그러나 그 아이도 여전히 뛰어 간다.
요즘 엄마들은 저렇게 어릴때부터 비타민을 먹이는구나,
그런데 비타민이 뭔지 그 아이가 알까?
기침하니까 뛰지 말라고?  뛰지 않아서 기침하는건 아니고?
가치의 전도, 발상의 전도인가?
"해!", "하지마!"
무수히 규제당하며 자라는 아이들, 내가 무지 후회하고 반성하는 대목이다.



산은 언제나 새롭다.
어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오늘 보인다.
머지 않아 딸기가 곱게 열릴것 같은 봉오리들,
이팝나무 비슷한데 이름을 모르는 하얀꽃들.. 이 꽃은 마치
솜털구름이 민들레 홀씨처럼  맺혀 있는 느낌이다.
나는 늘 작은 수첩과 펜을 들고 산에 오르지만 그림 그릴줄은 모른다.
내가 그림솜씨가 있으면 이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 볼텐데..

능선30분쯤 올라가니 길 옆에 16절 흰종이가 돌에 눌려 놓여있다.
"열쇠 잃어버리신 분, 폭포수옆 팔각정 위에 있습니다"
라는 친절한 안내.
누굴까? 어쩌면  이 분은  열쇠를 발견하고서 집으로 내려가서
이 용지를 준비하여 다시 올라왔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종이를 산에 들고 왔을리는 없을테니까.
체육공원에서 들려 오는 낭랑한 노래소리,

반짝반짝 작은별/
아름답게 비추네/
동쪽하늘에서도 /
서쪽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어제도, 오늘도, 일년 전에도, 이년 전에도, 똑 같은 노래를 반복하며
기 체조를 하는 여성팀 들이다.
그런데 왜 저 노래만 부를까?
4분의 3박자 로 딱딱 떨어지는 노래가 저 노래 뿐 일까?
개사를 해도 될텐데..
하긴 가사의 어감이 좋고 매우 아름다운 언어들이다.
매일 '반짝 반짝 빛나자'는 결의일수도 있겠다.

산은 날마다 변(화)하고, 나도 이미 어제의 내가 아니다.
몸도 마음도 사랑도 증오도 변한다.
문제는 정신만 바둥바둥 매달려 지체하고 있을 뿐,
그럼에도 내 속의 나는 못본체 나이에 비해 늦은 사람들을
 '정신지체'라고 쉽게 규정한다.

오늘은 수업이 없지만 회의하러 가야 한다.
회의하기에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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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