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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2 비온 뒤의 라일락 향기는.. 2

중요한 협상을 해야할때 가능한 비온 뒤 맑은 날이면 좋다는 말을
들은적 있다.
먼지가 씻긴 세상처럼 사람의 기분도 훨씬 밝아진다는 것.
역시 비 온 뒤의 산은 아름다웠다.
풀잎들은 더욱 고운 연두빛이고 산 입구 공원의  라일락향기는
영혼까지 매혹적으로 유혹한다.
보라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라일락은 향기만큼이나 강렬한 기억을
지니고 있다.
청춘시절 일하던 공장운동장 옆에는 5월이면 라일락이 흐드러지게 피어났고 나는 회색 작업복을 입고  라일락 그늘아래 앉아 윤형주의 노래를 불렀었다.

라일락꽃 향기 흩 날리던 날/
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소/


교정의 연애를  경험하지 못한 마음을 쓸쓸하게는 했지만,
왜 그 노래가 그렇게 좋았는지..
날마다 교정을 드나드는 요즘, 그 시절의 우리 젊은 날들이 눈물겹기도 하다.

어제는 날도 우중충하고 아이도 아프고 사람들과의 대면도 꼬이고
버거웠다.
밤 깊도록 잡념이 수면을 방해하기도 했다.
일을 미루는 편이 아닌데 내일까지 내야할 리포트도, 내일 볼 시험도
잡히지가 않고.

이런 때는 씨름해봐야 헛수고다.
등산화신고 산행으로..
바람이 불고 날씨는 쌀쌀했지만 비 온 뒤,4월의 산은 마음을
연두로 물들인다.
진달래 진 능선을 곱게 가다듬는 진홍의 철쭉은 열정을 살리기도 하고..
무엇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지, 무엇이 나를 어지럽히는지,
고민해서 풀릴 일과 고민해도 안 되는 일을 분류하고
하나씩 머리속에 정돈하며 내려온다.

이제 눈앞에 닥친 해결가능한 일들,
내일을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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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