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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흉부터 보는 사람

단상 2009. 4. 17. 09:12
얼굴은 기억에 없고, 이름은 본인이 말하니까 그래 그런사람이 있었지 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전화를 했다. (아니 친구들이 술마시다 전화해서 바꿔 주었다)
내가 다니는 대학의 교수들을 잘 안다며 교수진이 누구 누구냐고?
그리고는 '아, 000교수, 그거 순 말만 잘하고..' 이런식이다.
순간 전화를 끊고 싶었다.
자주 만나는 친밀한 사이도 아닌데, 20여년쯤 만에 통화하면서
느닷없이 교수진 묻고 평가하고, (그 분은 친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아 좋은분들하고 공부하시네요.'라고 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차라리 침묵하던지.
물론 우리는 사람들 만나면 사람들 이야기를 하게 되고 흉도 보고
칭찬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친숙한 관계들끼리 할 수 있는 수다의 정도다. 
흉보면서 애정도 혼재되어있는 친밀감의 또 다른 표현일수도 있다.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수십년만에 이루어진 통화에서 기껏
하는 말이 내가 나름의 진정성을 존중하는 분을 한마디로 매도해버리다니..

전화를 끊고 돌아본다.
때로 잘난척 하느라고 '내가 그 사람을 잘 아는데..'라는 식으로
허풍을 떨 때가 있다.
그것이 뭘 가져다줄까?
누구에게 도움을 줄까?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격하시키는 언동, 사람가지고 쉽게 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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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