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것
박경리
단구동에 이사 온 후
쐐기에 쏘여
팔이 퉁퉁 부은 적이 있었고
돌 틈의 땡삐,
팔짝팔짝 나를 뛰게 한 적도 있었고
향나무속의 말발 때매
얼굴 반쪽 엉망이 된 적도 있었고
뿐이랴
아카시아 두릅 찔레도
각기 독기 뿜으며
나를 찔러댔다.
뿐이랴
베어놓은 대추나무
끌고 가다가
종아리 부딪쳐 피투성이 되던 날
오냐,
너가 나에게 앙갚음을 하는 구나
아픔을 그렇게 달래었지만
차마 견딜 수 없는 것은
나보다 못산다 하여
나보다 잘산다 하여
나보다 잘났다 하여
나보다 못났다 하여
검이 되고 화살이 되는
그 쾌락의 눈동자
견딜 수가 없구나.
'공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여성들이 묻는다…"넌 '노예'냐, '노동자'냐?" (0) | 2010.11.07 |
---|---|
싸움엔 순서가 있다 - 한겨레 펌. (0) | 2010.10.23 |
이제 됐어? (0) | 2010.07.08 |
"게임' 의 진화 (0) | 2010.07.08 |
동물세상 월드컵 얘기 (0) | 2010.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