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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2 때로는 인생도 낯설어지고..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그러나 누군가 걸어갔을 길이 있기에 들어선 산길은

낯설지만 길은 이어져있었다.

원래는 몇 사람이 우이령 길을 걷기로 정했다가 ‘비올확률 60% 천둥번개’ 라는 예보에 속아 취소했는데 웬걸 햇살이 아까운 날씨라 혼자 나섰다.

발길 닿는 대로 방향 없이 들어선 낯선 길은 아무도 없이 고즈넉한 능선길이라 얼마나 고요하고 좋은지 오늘 산행하기로 했던 사람들께 문자를 날렸다.

“새로운 길 발견! 낙엽은 촉촉하고 바람 약간... 낯선 도전에도 길은 있는 듯해요”

 답이 날아왔다.

“인생도 항상 낯설어요. 요즘 특히 그런 것 같아요”

“선배님이 먼저 걷고 흔적을 남기시면 우리는 뒤따르겠죠? 그렇게 길이 생기는 듯”


누구에게나 문득, 인생이 낯설어지는, 그런 때가 있는 모양이다.

내가 걷는 길이 후배가 뒤따라 걸을만한 의미 있는 길일까?

인생길 걷는 동안 어떤 모양의 흔적을 남길 것인지..

화두 같은 메시지를 새기며 바스락바스락 낙엽을 밟았다.

마지막 잎을 떨구며 2010년의 가을은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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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