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단상 2010. 5. 6. 21:32
 

여유


시간을 충분히 두고 약속된 장소로 가면 여유가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보이고 지나는 길에 무엇이 있는지 보인다.

그러나 조급하면 어깨만 스쳐도 짜증이 나고

차도 제시간에 오지 않고

신호는 끝없이 걸린다.


친구나 함께할 사람이 많으면 마음이 넉넉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어 아내, 또는 남편만 바라보고 있으면 집착하게 된다.


돈이 좀 있으면 너그러울 수 있다.

그러나 내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배도 더 고프고 더 야속하고

택시비도 없는데 시간은 빨리도 간다.


이렇듯 모든 것이 다 조금씩 여유가 있으면 좋다.

시간약속은 좀 일찍 나서면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사람은 어려울 때 잘 챙기면 외롭지 않다.

돈은 내 의지로 안 되는 문제지만 발상을 바꾸는 것이 방법이다.


작은 봄 꽃 화분 몇 개를 사다 햇살 드는 베란다에 놓아본다.

앙증맞은 보라색 꽃다지, 아기 코스모스, 이름 모르는 나비 같은 노랑꽃, 은은한 허브..

비용은 9000원 ‘만원의 행복’이라 할만하다.

스티로폼 박스를 몇 개 주워 상추, 쑥갓, 치커리, 케일도 심었다.

비용은 7500원, 햇볕 잘 쪼여주고 물만 잘 주면 관상을 겸한

무공해야채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

이 정도에도 마음이 온화해진다.


작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쉼과 여백의 ‘여유’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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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