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봄 가뭄이 심해 아카시아 꽃이 영 초최하다.
이맘때면 하얀 송이송이 '손대면 터질듯이' 탱글탱글했는데
올해는 빛깔도 누렇게 떡잎이 생기고 힘도 없다.
식물도 이렇게 제때 공급되어야 할 기초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부실해진다.
하물며 감성과 이성이 고도로 발달한 복잡한 조직체계의 인간이야 외부적
억압요인이나 공급부족은 피폐함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빈곤하긴 하지만 꽃은 꽃이다. 온 산에 찔레꽃과 아카시아가 어우러져
달콤한 향기가 가득하고 벌들이 윙윙거린다.
어릴 때 찔레꽃 줄기를 꺾어 먹기도 했지만 찔레꽃 향기는 정말 달다.
하긴 아카시아 꽃잎도 따 먹었다.
벌을 유혹하기에는 충분한 향기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모르긴 해도 벌들은 꽃의 향기만 보고 모이는 것 같다.
인간은?
내면의 향기? 눈에 보이는 외면?
청설모는 소나무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묘기를 부리고 산은 그렇게
제 생긴 대로 어울려 조화롭다.
자연은 높든 낮든, 희든 검든 , 제 개성대로여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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