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전태일, 노무현..닮지 않았는가?

이렇게 말하면 펄펄 뛸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예수, 하잘 것 없는 출신성분에다 마구간에서 태어난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겐 한없이 자애롭지만 흉악한 기득권층이나 지배 권력자들에겐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저주를 퍼붓기도 하는 과격하고 굽힐 줄 모르는 혁명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제자에게 배반당하기도 하고 지배주류권력의 십자가에서 참혹하게 죽어간다. 그리고 사람들에 의해 영원히 '부활'했다.


전태일, 출신성분 다를 것 없다. 사방팔방 둘러봐도 지지리도 궁상스러운 인맥 뿐, 아는 대학생 하나가 없어 ‘대학생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슬픈 일기를 남긴다. 약자에 대한 넘치는 연민으로 자기 몸 사리지 않았고 결국 ‘나를 죽이고’ 산화함으로 영원한 노동자들의 자존과 자긍, 아픔으로 남았다. 그리고 어머니를 통해, 친구들을 통해, 대학생들과 노동자들과 양심적인 지식인들을 통해 발현되어 빛났으며 소통하고 묶어내게 하는 동력으로 작동해왔다.


노무현, 공부 잘 하지만 대학 못가는 가난한 농촌출신 아들의 전형, 상고출신이다.

가난을 극복할 출세의 길, 고시합격을 통해 달라진 듯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타고난 성품은 적당히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예수나 전태일과 달리 최고의 권력자가 되지만

많은 이들이 돌아서거나 외면하는 동안에 부엉이바위에서 홀로 떨어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새록새록 그가 추구했던 ‘가치’가 고귀함을 깨닫고 애통해한다.

그도 많은 세월 역사에 회자되고 기억 될 것이다.


이들은 정신세계가 닮았고  죽음을 삶으로 받아들임으로 재조명되는 등 공통점이 많다. 전태일은 '바보회'를 만들어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하려 스스로 바보로 칭했고 노무현은 바보임을 만천하에 드러냄으로서 사람들이 바보로 인정해주었다. 바보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모두 영악해지고 싶은 세상에서 이들이 지닌 정신세계는 우리내면의 숭고한 어떤 지점들을 자극하며 깊은 감동을 준다.  그러나 기득권층에게는 위협이었고 언어, 몸짓, 정신은 ‘불편한 진실’이었다.

결국 모두 '제 명'에 죽지 못했지만 죽어도 죽지 않는 ‘부활’이 되었다.


어제 밤 MBC, PD수첩을 보면서 상식이 사라져버린 참혹한 인권 현실에 한탄과 절망을

느꼈다. 정말이지 ‘이쯤 되면 막하자는 거’였다.

철벽의 정치, 봉쇄의 정치, 벽창호의 정치현실에 통한을 새기며 사람들은 마치 모진 시어미 만나 친정어미 그리듯 분향소를 떠나지 못하는 것 같다.


매일 퇴보해가는 민주주의,  상식이 사라져가는 폭압적 현실이,

내 마음 커다란 자리에서 도무지 그를 떠나보낼 수 없게 한다.

부피도 무게도 새록새록  큰 사랑이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의에 대한 회의  (0) 2009.06.13
아침에 산에서  (2) 2009.06.08
뙤약볕 아래 선 갈망들..  (0) 2009.05.28
권력없는 곳에서 영면하소서!  (0) 2009.05.26
향기따라 모이는 꿀벌  (0) 2009.05.20
Posted by 공고지